애플, 구글과의 200억 달러 계약 위기에 양사 주가 하락
애플의 아이폰과 맥북 등 애플 기기에 탑재된 표준 웹브라우저 '사파리'에 구글 이외의 검색엔진이 본격적으로 도입될 날이 머지않았다. 에디 큐(Eddy Cue) 애플 서비스 부문 수석 부사장이 최근 법정에서 AI를 활용한 검색 엔진을 사파리에 도입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라고 증언했다. 이 발언은 수년간 이어져 온 애플과 구글 간의 거액 계약의 미래와 함께 검색 기술의 판도 변화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본론 1] 거액 계약의 위기와 AI 검색의 부상
애플과 구글 사이에는 구글을 아이폰과 사파리의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하는 대가로 애플이 연간 약 200억 달러(한화 약 27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수익을 얻는 계약이 존재한다. 이 계약은 현재 미국 법무부(DOJ)가 구글을 상대로 진행 중인 반독점법 소송의 주요 쟁점 중 하나로, 법원이 이를 해지하라는 명령을 내릴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만약 이 계약이 종료된다면 애플은 연간 200억 달러라는 엄청난 수익원을 한순간에 잃게 된다. 이는 애플 전체 연간 순이익의 약 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애플이 이러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인지, 회사는 이미 차세대 검색 기술에 대한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AI 검색'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에디 큐의 증언에 따르면, 2025년 4월 사파리를 통한 검색 건수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이러한 현상이 사용자들이 정보를 얻기 위해 기존의 키워드 기반 검색 엔진이 아닌 AI 기반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는 중요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는 검색 시장에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지표라 할 수 있다.
[본론 2] 에디 큐, 법정에서 밝힌 AI 검색의 미래 청사진
구글의 반독점법 소송의 구제책을 논의하는 법정에서 애플의 서비스 부문을 총괄하는 에디 큐가 AI 검색의 미래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과 심도 있는 견해를 밝혀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는 OpenAI, Perplexity AI, Anthropic PBC와 같은 선도적인 AI 기업들이 제공하는 첨단 검색 서비스를 향후 사파리의 검색 옵션으로 추가할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큐 부사장은 "우리는 그것들(AI 검색 서비스)을 선택 목록에 추가할 것이다. 아마도 기본값으로 설정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당분간은 구글이 사파리의 기본 검색엔진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AI 검색으로의 전환은 이제 시간 문제라는 인식을 명확히 드러낸 것이다.
또한 큐 부사장은 현재의 AI 검색 서비스가 아직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평가하며, 특히 검색 인덱스의 품질과 포괄성이 향상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동시에 "AI 검색은 이미 사람들이 (기존 검색엔진에서) 전환할 만큼 뛰어난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그 잠재력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애플이 이미 AI 검색 전문 스타트업인 Perplexity AI와 협의를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는 애플이 단순히 검토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준비를 진행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애플은 이미 AI 전략의 일환으로 OpenAI의 ChatGPT를 Siri에 통합하여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의 일부로 제공하고 있으며, 이러한 협력 관계가 검색 영역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큐 부사장은 iOS 18용 AI 기능 선정 과정에서 OpenAI의 ChatGPT와 구글의 Gemini를 비교 검토한 '경쟁 평가'가 있었다고 공개했다. 당시 구글이 제시한 Gemini의 계약 조건에는 "애플이 동의할 수 없는, 그리고 OpenAI와 동의하지 않은 많은 사항"이 포함되어 있어 최종적으로 OpenAI를 선택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큐 부사장은 구글과의 거액 계약을 잃게 될 가능성에 대한 깊은 우려도 표명했다. 그는 "그 가능성에 대해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고 토로하며, 막대한 수익을 포기하는 것에 대한 내부적 갈등과 고민을 엿볼 수 있게 했다. 더불어 현재 이 계약은 이미 진화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구글 렌즈를 비주얼 인텔리전스에 통합하여 아이폰 카메라를 이용한 이미지 검색이 가능하도록 변경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본론 3] AI 검색, 검색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게임 체인저'
AI 검색 도구는 기존의 키워드 기반 시맨틱 검색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자연어로 된 복잡한 질문에 대해 인공지능이 내부적으로 여러 검색을 수행하고 맥락을 이해한 후 포괄적인 답변을 생성해 내는 능력은 사용자들에게 혁신적인 경험으로 다가올 것이다.
예를 들어, '침실에서 10대 소녀가 입버릇처럼 노래를 부르고, 천둥신 소로 분장한 소녀가 초고층 빌딩에 갇히는 영화'와 같은 모호하고 기억에 기반한 검색에도 AI는 기존 검색엔진보다 훨씬 더 정확하고 유용한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사용자가 정확한 키워드를 알지 못하거나, 복잡한 개념을 설명하려 할 때 특히 큰 가치를 발휘한다.
물론 AI 검색 기술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구글을 비롯한 여러 기업들은 AI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생성하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학습 데이터가 부족한 분야나 지역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이는 AI 검색의 신뢰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약점이다.
에디 큐 부사장이 지적한 것처럼, AI 검색 제공업체들이 구글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검색 인덱스의 포괄성과 최신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 과제다. 큐 부사장은 "AI 이전에는 다른 어떤 대안도 구글에 비해 유효하다고 생각되지 않았다"며 구글의 압도적인 우위를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오늘날에는 새로운 기업들이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검색 문제를 해결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변화의 가능성이 훨씬 더 커졌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Perplexity AI와 같은 스타트업들은 단순히 웹페이지의 링크를 나열하는 대신,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과 함께 출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검색 경험을 재정의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접근 방식은 구글의 검색 지배력에 실질적인 도전이 될 수 있다.
[본론 4] 시장의 반응과 양사의 전략적 계산
에디 큐 부사장의 법정 증언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마자 알파벳(구글의 모회사)과 애플의 주가는 즉각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시장과 투자자들이 양사 간의 수익성 높은 계약이 종료될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특히 알파벳 주가는 한때 7% 이상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애플 입장에서 구글과의 계약 종료는 단기적으로는 연간 200억 달러라는 막대한 수익 감소를 의미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AI 검색이라는 새로운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자체 AI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사파리를 AI 시대의 새로운 검색 플랫폼으로 진화시킬 수 있다면, 새로운 수익원 확보와 기술 리더십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애플은 이미 자사의 생태계 내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하며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성공해왔다. AI 검색을 이러한 통합 생태계의 일부로 포함시킨다면, 사용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가치 제안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프라이버시 보호에 중점을 둔 AI 검색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기존의 애플 사용자 기반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구글 입장에서는 연간 20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재정적 이점이 있다. 비록 사파리에서의 기본 검색엔진 자리를 잃더라도, 많은 사용자들이 습관적으로 구글 검색을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트래픽을 상당 부분 유지하면서도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에디 큐 부사장의 증언에 반독점법 소송에서 구글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고, 가급적 현재의 계약을 유지하려는 애플 측의 전략적 의도가 담겨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구글의 검색 독과점 상태가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법원이 엄격한 구제책을 부과할 필요성을 희석시키려는 전략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론] 반독점법 소송의 행방과 검색엔진의 미래
현재 진행 중인 구글에 대한 반독점법 소송에서 미국 법무부는 구글의 사업 분할(예: 크롬 브라우저 매각 등), 모바일 기기에서 기본 검색엔진으로 지정하기 위한 지불 계약 금지 등 강력한 제재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결은 2025년 8월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흥미롭게도 OpenAI의 경영진은 만약 크롬 브라우저가 매각된다면 이를 인수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증언했으며, 브라우저에서 직접 'AI 우선 경험'을 구축하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는 AI 기업들이 단순히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와 정보를 연결하는 전체 인프라를 재구성하려는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디 큐 부사장이 "10년 후에는 아이폰이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미친 소리처럼 들릴지 모르지만"이라고 한 발언은 AI가 가져올 기술 변화의 규모와 깊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는 AI가 검색엔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웹의 구조와 우리가 정보를 소비하는 방식 자체를 완전히 재정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개인적 견해]
AI 검색의 부상은 단순히 구글과 애플 간의 비즈니스 관계 변화를 넘어, 우리가 정보를 찾고 소비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우리는 지금 검색의 패러다임이 '링크 찾기'에서 '답변 얻기'로 전환되는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정보의 민주화를 가속화할 수 있지만, 동시에 정보의 품질과 신뢰성에 대한 새로운 도전과제를 제시한다.
AI 검색이 주류가 되면 특정 웹사이트의 트래픽 감소로 콘텐츠 제작자들의 경제적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 또한 AI가 정보를 요약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원본 콘텐츠의 맥락이 왜곡되거나 누락될 위험도 존재한다. 이로 인해 디지털 생태계의 건강성이 저해될 가능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더불어 AI 검색이 제공하는 직접적인 답변에 사용자들이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비판적 사고 능력이 약화되고 정보 소비의 다양성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우리는 AI 검색의 편리함을 누리면서도, 다양한 관점을 접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유지하는 균형을 찾아야 한다.
기술은 끊임없이 진화하지만, 그 발전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선택이다. AI 검색이 가져올 미래의 모습은 지금 우리가 설계하는 규제, 정책, 그리고 사회적 합의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중요한 전환기에 기술의 발전과 사회적 가치의 균형점을 찾는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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